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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는 이야기 (140)
열림터
저녁 내내 거실 한 쪽에 무심하게 놓여있던 박스들이 열릴 때 마다 생활인들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야간활동가도 처음 보는, 귀엽고 신기한 곰돌이머리 모양을 한 전구, 작고 귀여운 산타들, 재료와 색상이 다양한 장식볼과 소품, 여러 종류의 리스, 촛불 대신 작은 전구가 반짝이는 향초, 두 개의 디퓨저... 예상 밖의 디퓨저 등장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더 낫다. 재료들을 모두 꺼내놓자 생활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 두 명의 언니들은 힘든 일을 자처하며 의자 위에 올라가서 높은 곳에 곰돌이 전구들을 붙이기 시작한다. 이전에 트리 장식을 많이 해봤다는 청소년 생활인은 바닥에 앉아 장식볼을 트리에 매달며 실력을 뽐낸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
여성을 위한 스포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위밋업스포츠에서 10월 Let's Move '세계소녀의 날 기념' 토끼와 거북이 챌린지 수익금 전액을 소녀를 위한 생리대를 후원해주셨습니다. 직접 방문해주셔서 후원물품 전달뿐만 아니라 10대 여성청소년을 위한 운동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전해주셔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렛츠무브 챌린지를 진행하여 후원을 지속해주시기로 약속하셨답니다! 😄 “앞으로도 스포츠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참여를 통한 참가비의 기부문화도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전해주신 감동적인 메세지도 후원자 분들과 나눕니다. 성폭력 가해자의 감경목적 후원이 증가하여 골치가 아픈 와중에 건강한 기부활동을 실천해주셔서 마음이 든든하고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내년에도 만나요!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침에 이불 속 따뜻함을 놓치고 싶지 않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 가지로 외출이 불편한 시기에 추석을 맞아 다 같이 모여서 밤늦게 군것질과 함께 영화관람을 하거나 직접 장을 보고 만두를 함께 빚기도 했습니다. 오래간만에 함께 음식을 만들었네요. 을왕리해수욕장은 생활인들이 꼭 가고 싶다고 의견을 내어 가게 되었는데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에 모두 한마음이 되어 출발하였습니다. 예전에 을왕리에 간 추억이 있는 사람은 그 때를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거나 신나게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다가 바다냄새를 느끼고 바람을 맞으며 바닷물에 발도 담그거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올해는 열림터 캠프가 열리지 않을 것이..
며칠 전 P후원자님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탓에 후원 중단 전화가 늘어 살짝 긴장했는데요, 직접 농사지은 무농약 고구마를 열림터와 나누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이틀 만에 도착한 것은 싱싱한 고구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편지도 함께 전해주셨어요💌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따뜻하고 감동적인 편지를 열림터 블로그에 방문해주시는 여러분과 나누려 합니다. - 편지 나눔을 흔쾌히 허락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P후원자님:) - 적당한 크기로 선별하고 숙성방법도 알려주신 섬세함과 고구마가 떨어지면 연락하라는 전화까지! 힘든 시국에는 언제나 마음을 써주신 후원자분들이 있으셨습니다. 멀리서 응원하고, 기도해주시는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열림터 생활인들과 활동가들은 매년 캠프를 간답니다. 매일 밤을 보내는 쉼터를 떠나 다른 장소를 둘러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맛난 것을 먹어보는 자리이죠. 그런데 올해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전세계가 전염병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거기다 캠프를 떠나기 한 달쯤 전부터 수도권 확진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캠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뭘 계속 포기할 수는 없죠. 열심히 고민을 해보았어요. 수도권 사람들이 수도권 밖으로 이동하는 것이 문제라면..?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숙박을 하는 게 문제라면...? 그래서 열림터 식구들은 어떻게 했냐면요.. 사진으로 보는 2020 열림터 가을캠프 후기를 참조해주세요~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열림터 캠프였어요. 많이..
안녕하세요. 아침마다 서늘함을 느끼며 일어나는 요즘입니다. 하늘도 부쩍 높아졌네요. 이번 달력을 넘기면 이제 남은 달력은 2장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열림터는 여전히 코로나19 대응 행동지침과 씨름 중입니다. 쓰린 마음으로 열림터 심신 회복캠프를 연기하고 계획도 축소했습니다. 캠프 계획 공모전에 참가했던 생활인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다가 슬쩍 무덤덤해진 것 같아요. 좋은 계절에 회복의 기회를 늦추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움츠러들 수만은 없지요. 이번 추석에 함께 밤새 영화를 보고 음식을 만들며 파티를 하려합니다. 열림터 식구와 보내는 추석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기대해봅니다. 9월 중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어 학원, 학교를 대면으로 다니게 ..
열림터에 관심 가져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기나긴 장마, 이상기후가 끝나고 이제 반짝 해가 나네요.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온전히 날씨를 즐기기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쉴틈없이 쏟아지는 재난문자가 잠잠한가 싶었는데, 거리두기 단계가 점점 올라가네요. 열림터 활동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구청에서도 계속 코로나19 대응 행동지침이 날아듭니다. 일상이 재난이 되다보니, ‘외출제한’과 ‘외부인 출입금지’와 같은 익숙하지 않은 행동지침들을 지키고자 씨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유독 고민되는 지침도 있어요. 신규 생활인들의 입소를 중단하고 기존 생활인 중심으로 운영하라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와 유입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상황은 이해가 됩니..
코로나19로 인한 긴 움츠림이 있었지만, 여름을 맞아 나들이를 가기로 하였다. 활동가들이 생각한 사람의 인적이 한산하고 여유로운 목적지와는 다르게 생활인들이 가고 싶다고 소리높여 이야기한 곳은 ‘놀이동산’ 이었다. 개인일정이 겹치지는 않은지 수요조사를 하는 동안에 아무도 개인일정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기 전에도 자주 나들이의 설렘을 표현하고 당일 아침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습관도 버린 채 일찍 일어나서 풀메이크업, 꽃단장, 아침 먹기를 모두 끝내는 등의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무언의 압박을 표현하는 바람에 10분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전철을 타고 도착한 놀이동산에 들어서자마자 뜀박질로 첫 번째로 탄 놀이기구는 바이킹이었다……. 귀가 후 발열 체크를 할 때 “놀이동산 ..
안녕하세요. 일기예보만큼 폭염은 아니지만 무덥고 습한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공상과학소설속의 미래도시 인간들마냥 방독면은 아니지만 어린아기부터 노인까지 마스크없는 외출은 생각할 수도 없는 요즘입니다. 마스크 안 쪽에 땀이 차고, 숨 쉬기도 버겁고, 엘리베이터 탔다가도 ‘앗’마스크‘하면서 도로 뛰어들어오고, 저희는 출근해서 열 재고, 생활인들은 귀가하면 열을 재는, 반년전만 해도 상상 하지 못했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새삼 대단하기도 하고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즘 열림터의 일상은 이른 아침부터 취침시간까지 체크리스트의 행진입니다. 오전에 8시30분에 하는 방정리체크리스트부터 등교를 하지 못한 청소년을 위한 가정학습체크리스트, 일일체크리스트, 보안점검체크리스트에다..
저는 예전부터 식구라는 말을 좋아했어요. 가족도 아니고, 친구(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사회에서 아무도 우리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고)도 아니고, 하지만 그래도 정이 든 사람들끼리 살고 있을 때.. 서로를 '식구'라고 표현하면 '오, 나 정말 알맞은 단어를 썼구나' 란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식구는 한 집에서 살며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거든요.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딱 좋은 표현 아니겠어요? 아무튼 열림터 사람들은 서로의 '식구'입니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이에요. 밥은 때때로 맛있기도 하고, 때때로는 망하기도 하고, 보통은 그냥 맨날 먹는 밥 맛이죠. 그런데 몇 달 전... 저는 열림터에서 정말 너무도 굉장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버섯탕수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