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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에서 보내는 3월 소식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1. 4. 2. 10:49

안녕하세요.

꽃이 만발하는 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황사와 미세먼지로 꽃놀이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넣어둡니다.

저는 올해 2월부로 열림터에서 활동하게 된 원장 조은희입니다. 2015년 열림터 활동가로 1 2개월 근무하고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상담팀 활동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활인과 직접 부대끼며 지원하는 활동가로 돌아왔습니다. 원장이라는 직함이 아직은 어색하고, 민망하고, 그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지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이 마음을 잊지 말자는 생각도 해 봅니다.

생활인들도 코로나로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 답답해하고 있고, 최근 에는 학생 생활인들이 둘이나 새로이 입소하면서 전학절차 진행과 교복, 교과서 구입등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불어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 일정 체크도 중요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열림터에서의 첫 숙직 날은 두 청소년이 무단가출을 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첫 숙직 신고식을 톡톡히 치러야 했습니다.

2015년 열림터 활동가로 근무하면서 느꼈던 열림터 활동과 지금의 열림터 활동은 사회가 빨리 변화하는 만큼 역동도 다채롭고 럭비공처럼 방향을 예측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의 시간이 앞으로 열림터 활동에 자양분으로 쓰이길 기대해 봅니다.

최근에 퇴소한 청소녀를 보면서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친족피해자에겐 영원한 숙제처럼 남겨지는 가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하는 가족이지만 가족의 조그만 관심에 얼굴빛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열림터 생활인의 대부분이 친족 피해자임을 상기하며 큰 숙제로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열림터에서는 성교육을 개별로 진행하고 있으며, 4월에는 자기방어훈련도 시작합니다. 또우리 모임도 ZOOM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올 한해는 열림터 생활인 지원과 함께 열림터에서 퇴소한 또우리(퇴소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퇴소 후 생존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꾸준히 열림터에 후원회주시는 많은 회원님들의 따스한 마음으로 생활인들과 퇴소인들이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19시기에 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있기를 빌어봅니다.

2021년 3월 31일

열림터 조은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