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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숙직 일기

온라인 수업 들으며 농담따먹기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1. 12. 17. 12:28

 

코로나 시대라 학생들은 모두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아침에는 각 학교 담임선생님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안녕하세요, 00이가 아직 아침 조회에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안녕하세요, ^^이한테 자가진단 하라고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00이랑 ㅁㅁ이랑 @@이 등등을 다 깨우고 담임 선생님이 전해달라고 한 '한말씀'씩을 다 전하다보면 정신없는 아침이 지나간다. 

시설 사정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외부로 나와서 수업을 하는 날도 있다. 활동가도, 생활인들도 나란히 앉아서 각자 할 일을 한다. 활동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생활인들도 수업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 교시뿐.. 시간이 지날 수록 딴짓이 늘어난다.

열심히 웹툰을 보던 사람이 신나서 발을 동동거리며 말한다.

 

“어우 이 웹툰 너무 야해요! 오늘 집에 안 보낸대요. 밤에 뭐 할까요?”

“라면 먹는 거 아닐까?”

“요즘 라면 먹고 갈래는 너무 구식이에요.”

다른 사람도 수업을 듣다 말고 가세합니다.

“그래도 라면 먹고 갈래가 고전이지.”

“아냐, 요즘은 넷플릭스 보고 갈래? 아니면, 우리 집에서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 반찬 먹고 갈래? 한다구”

“왜 뜬금없이 엄마가 만들어준 반찬을 먹어?"

“그 반찬이 바로 나에요~~”

 

이게 정말 요즘 말일까. 나는 라면 먹고 갈래가 최신인 것만 같다 

 

열림터 활동가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