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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폴짝기금 인터뷰: “힘듦과 실수를 겪는 과정에서 내가 커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더라구요” - 배움과 키움에 열중하는 스텔라 본문

열림터 식구들의 목소리/자립의 과정을 '폴짝!'

2022 폴짝기금 인터뷰: “힘듦과 실수를 겪는 과정에서 내가 커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더라구요” - 배움과 키움에 열중하는 스텔라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2. 10. 18. 10:03

 3회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자립의 어려움을 통과하며 즐거움도 놓치지 않고자 하는 또우리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올해는 15명의 또우리들이 폴짝기금 프로젝트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열 세 번째 인터뷰는 스텔라와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때는 임신 중이었던 스텔라는 얼마 전 무사히 출산하였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아기와 함께 가는 스텔라의 삶의 모습을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고,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또 스텔라는 최근 또우리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에게 도움되는 여러 정보들을 공유해주고 계세요. 함께 의지하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열림터도 항상 힘을 받고 있습니다. 스텔라의 이야기 공유합니다.

 

 


 

은희: 요즘 힘들텐데 어떻게 지내고 있어?

 

스텔라: 대학원 다니는 거랑 애기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은희: 대학원 전공이 뭐라고 했지?

 

스텔라: 연극치료예요.

 

은희: 멋지다.

 

스텔라: 연극을 배우고 나니까 치료 쪽도 관심이 생겨서 같이 할 수 있는 걸 막 찾았어요. 근데 딱 있더라구요. 이 수업은 협회의 수업이에요. 그래서 현재는 대학원과 협회 수업을 같이 듣고 있어요. 그리고 금요일마다 치료 경험을 쌓아야 하니까 임상 실습으로 아기들을 만나요. 그리고 오늘은 병원 가서 백일해 주사를 맞고, 아기용품들도 구할거예요. 가끔은 태교로 바느질도 하고 있어요.

 

은희: 태교에 바느질이 좋은가?

 

스텔라: 엄마에게 좋은 것 같아요. 집중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손이 아파요. 재료 사둔 게 있으니까 그것까지는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은희: 임산부가 백일해 주사 맞아도 되는 거야?

 

스텔라: , 그래야 아기한테 항체가 생긴대요.

 

은희: 옛날에는 그런 것 없었는데.... 지금 집은 월세인가? 월세를 내는 것도 부담이 될텐데..

 

스텔라: 주거급여도 받고 있어요. 이번 달부터 적용되요.

 

은희: 지금 주거급여는 한부모 주거급여인거야?

 

스텔라: 제가 지금 일을 안하니까 기초생활수급으로 의료급여, 주거급여, 생계급여도 신청했어요. 그 다음에는 한부모로서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이제 아동급여도 나올거고 정권 바뀌면서 30만원씩 또 준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극단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지원금도 받을 예정이에요.

 

은희: 극단은 무슨 극단이니? 네 소유의 극단이고 사업자 등록도 되어 있는 것이야?

 

스텔라: , 연극 극단인데 지원금 받고 휴업하고 연극치료 공부하고 일하고 하려고요.

 

은희: 열심히 살고 있었구나! 넌 폴짝기금에 대해서 전에는 몰랐잖아. 그때는 우리랑 소통도 안 하고 있었고... 알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

 

스텔라: 알고 있긴 했어요. 상담소 홈페이지를 계속 들어가서 보고 있었어요. 그때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 않을때라 다른 또우리들이 잘 신청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기 거 사야 해서 신청했어요.

 

은희: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어?

 

스텔라: 솔직히 말하면 퇴소자 지원이 많이 없잖아요. 퇴소자 관련하여 이런 것 생긴 거 보고 그래도 열림터가 퇴소자에 대해서 좀 지원해 주려고 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되게 반갑고 우리를 잊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요즘 제가 퇴소자에 대해 관심이 정말 많거든요. 대학원 논문도 그 쪽으로 하고 싶단 말이죠. 퇴소자를 위한 지원이 너무 없으니까 열림터에서도 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은희: 그렇지. 우리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소자 지원에 대해서 심각하게 와닿지는 않았었고 이렇게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퇴소한 또우리들을 자꾸 만나게 되고 근황을 알게 되고 보니까 퇴소한 뒤가 훨씬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스텔라: 퇴소하고 나면 정서적인 부분에서 힘든 것이 큰 것 같아요.

 

은희: 우리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퇴소하고 3개월간은 의료지원과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더 많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고민하고 있어. 입소해 있을 때는 가기 싫은 것 억지로 심리상담을 가기도 하는데 퇴소하고 난 뒤에는 스스로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스텔라: 나중에 제가 치료를 하게 되면 저희 쪽으로도 연계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은희: 그런 것도 좋지. 너도 시간 날 때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도 이수하면 앞으로 성폭력피해자지원 관련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야.

 

스텔라: 알겠습니다.

 

은희: 너가 신청서에 계획한 것에 대해 얘기 좀 해줄래?

 

스텔라: 좀 힘겹게 채웠어요.

 

은희: 너무 취지에 맞춰 살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나보다. 사소하게 사용하는 것들에 사용해도 되고 미용비나 화장품, 또는 고마운 사람에게 밥을 사도 되고..

 

스텔라: 되게 넓게 생각해도 되었네요.

 

은희: 보통 기금을 쓸 때는 너무 잘 신청해야 하고 증빙도 철저해야 하잖아. 그런데 그럴 경우 기금을 사용하는 것이 더 부담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신청을 포기하기도 하지. 그래서 또우리폴짝기금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기도 해.

 

스텔라: 출산 전 100일과 출산 후 100일 사이 기간이라서 아기한테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그래서 아기용품도 많이 해놓았고, 또 앞으로 애기가 생기면 공연을 못 볼꺼니까 공연도 보고 싶고, 공부를 위해 책도 사야 된다는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더라구요.

 

은희: 어쨌든 시기도 맞고 필요한 것 있을 때 폴짝기금 신청하게 되어 다행이다. 아니었으면 너의 성격상 고민 엄청 했을 것 같다.

 

스텔라: 신청하지 않았을걸요.

 

은희: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럼 퇴소한 다음 자립했을 때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뭐가 있을까?

 

스텔라: 열림터에 다 같이 있으면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좀 편안하잖아요. 누군가 나를 지켜주는 느낌도 들었구요. 그런데 독립하고 나니 엄마가 저를 찾으러 쫒아오기도 해서 주민등록열람제한을 하기도 했어요. 이런 일을 혼자서 알아서 해야 된다는 것이 겁이 났어요. 잘해야 하는데 지지를 받을 곳도 없고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내 판단이 맞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다 실패도 많이 하고 그런 부분들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좋았던 것은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죠. 또 힘들기는 하지만 내가 책임져야 하고 책임질 수 있다는 것도 좋기는 했어요.

 

은희: 그게 참 아이러니한 거 같아. 내가 내 결정을 책임져야 된다는 게 어느 순간에는 엄청 힘든 일이고, 또 어떤 시기에는 스스로 책임지고 뭘 할 수 있다는 이 자유가 엄청 좋기도 하지.

 

스텔라: 맞아요. 엄청 부담이고 힘든 일이지만 그 힘듦과 실수를 겪는 과정에서 내가 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은희: 그럼 시설을 퇴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할지 얘기해줄래? 개인적인 차원의 것도 좋고 사회적으로나 정부나 기관에서 해야 되는 지원도 좋고. 생각나는 것 있으면 말이야.

 

스텔라: 제가 한부모 지원받으면서 느끼는 것인데 그쪽에서는 원클릭이라고 해서 지원이 한 번에 착 착 착 되거든요. 그런데 쉼터에서 퇴소하고 나서 퇴소자들이 지원받으려면 다 본인이 나서서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또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몰라 인터넷에 검색을 하게 되더라구요.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되어 있다면 많은 퇴소자들이 더 안정적인 자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퇴소 준비, 특히 자립 시 취업 준비나 자격증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은희: 그러게. 누구나 퇴소하게 되면 본인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하고 그것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현재는 개인이 여기저기 지원을 찾아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 안타깝다. 또 요즘 생활인들은 이전의 생활인들과 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아. 멀리 내다보지 않고 눈앞의 현실만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회가 그만큼 빨리 변화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열림터 활동가들도 그것에 맞춰 빨리 잘 지원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

 

스텔라: 정말 사회가 빨리 변하긴 하는 것 같아요.

 

은희: 인터뷰는 이제 끝났고 기금은 10월 말까지 사용하면 돼. 11월 경에 코로나 상황이 괜찮으면 오프라인으로 평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야. 그때 폴짝기금에 대해 많은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스텔라: 그때 애기 데리고 와도 되죠!!!

 

은희: 그거 좋지! 건강하게 출산 잘 하고 기금도 유용하게 잘 사용하길 바래.... 11월에 만나자.

 

스텔라: 알겠어요. 잘 사용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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