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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숙직 일기

주인을 찾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2. 11. 30. 12:47

열림터의 거실에는 주인을 잃은 물건이 많습니다.

 

다 마신 음료수병

뜨개질 실타래

알록달록 종이접기 작품

먹다 만 떡볶이 그릇

곡소리 내며 하는 학습지… 앗 이건 이름이 쓰여 있네요!

컵은 5, 6, 7…아무래도 생활인의 입은 하나는 아닌가 봐요.

 

주인 찾으러 출동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거 제 것 아니에요~

저 방금 들어왔어요ㅠㅠ

저는 이거 안 해요!

이거 땡땡이가 했을걸요?

네? 저 아니에요~

저도 아닌데요!

 

억울한 자만이 가득한 열림터. 아무래도 낙타 몰래 입소한 생활인이 있나봅니다.

 

“땡땡이 아까 떡볶이 먹지 않았어요?”

“어…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먹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물건의 주인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떡볶이 그릇 주인의 기억을 되찾았으니 오늘은 해피앤딩!

 

열림터 숙직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설거지가 쌓여있네요. 흐린 눈을 하며 문득 땡땡이를 이해하게 됩니다.

 

가족회의 시간에는 땡땡이의 아이디어로 각자 컵 하나씩 정했습니다. 

땡땡이 덕분에 요즘 컵은 자기 주인을 찾았습니다. 

모두 열림터 생활인 여러분의 나날이 늘어가는 주인의식 덕분(?!) 

열림터 식구 여러분, 우당탕 재미나게 지내보아요!

 

 

*여러 숙직 날을 따와 작성했습니다. 함께 소재를 만들어주신 열림터 생활인과 또우리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열림터 활동가 낙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