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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가 만난 고민들

2012년 3월, 열림터 성폭력피해자의 생계비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열림터 2012. 3. 11. 13:41

여성폭력 피해자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생계비를 지원해 주지 않겠다니!
여성폭력 피해자의 사회복지통합관리망
정보 집적 반대한다!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을 통한 피해자 입소 보고를 거부한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이란?

친족이나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고 집을 나온 성폭력 피해자,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남편을 피해 뛰쳐나온 가정폭력 피해자, 포주의 감시를 뚫고 도망쳐 나온 성매매 피해여성 등에게 상담, 법적․의료적⋅학교⋅자립을 지원하고, 안전한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관련 법률은 이러한 시설의 운영과 입소자에 대한 지원을 정부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은 무엇?

정부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에 입소하는 피해자 생계비 등의 지원 요건으로 개별 시설에서 직접 인터넷망인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이하 사복시)’에 입소자의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수급자 관리의 투명화 및 시설 생활인들이 지원받는 급여의 중복 수급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사복시를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정부 전산망인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하 사통망) 서버와 연계해 관리하려는 것입니다. 사통망에 여성폭력피해자의 개인정보 집적을 반대해온 지원시설에게 처음에는 피해자 개인정보를 문서로 보고하게 하던 정부가 차츰 사복시에 입력하던 것을 장려하더니 급기야 이를 의무화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보호보다 행정편의가 우선?

그러나 극소수의 중복 수급 우려 때문에 피해자 정보를 집적한다는 것은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을 이용하는 피해자 지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개인정보의 비밀유지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의 특성상 개인정보 보호는 프라이버시는 물론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주민등록번호와 이용 쉼터가 정부 전산망에 보관되어, 여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이나 쉼터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우려가 있다면, 누가 마음 놓고 쉼터를 이용할 수 있을까요? 지난 수년 간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시설을 운영하는 여성단체들이 사통망에 여성폭력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집적되는 것을 반대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무행정편의를 위해 전자적 방식으로 폭력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은, 폭력피해 때문에 비밀상담을 신청하고 가해자를 피해 쉼터를 찾은 이들의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 의무조차 방기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 서비스의 대가로 피해자에게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요구는 행정폭력이며 인권침해입니다.

더구나 개별 시설에서 직접 사복시에 입소자의 개인정보를 입력할 경우, 피해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입력과 동시에 전산관리번호가 부여되어 관리한다는 이유로 개인 식별이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시스템의 안전성을 100% 믿기 어렵습니다.

열림터 생계비 지원중단?

여성가족부는 3월부터 사복시를 이용하지 않는 시설에 대해서는 생계비와 의료비, 교육비 등 피해자에게 지원되는 각종 급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온라인 미보고 시설에 대해서는 감사 부서를 통해 징계(주의)조치 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사복시에 피해자 개인정보 직접 입력을 거부해온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의 생활인은 생계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재 열림터에는 친족성폭력피해를 입은 청소녀가 다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생계비는 물론 교육비 지원이 꼭 필요하며, 무엇보다 성폭력 피해로 인한 후유증으로 의료비 지원이 끊길 경우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의식주 지원 등을 빌미로 피해자 개인정보를 위험에 처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현재의 방식이 정말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 최선책인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해자 지원의 국가책무는?

여성폭력 피해자를 자산 유무와 상관없이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가해자의 폭력을 피해 아무것도 없이 도망 나온 피해자는 자산이 있더라도 본인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정수급 방지를 명목으로 사통망에 피해자 정보를 집적하겠다고 하는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국가의 책무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여성가족부는 여성폭력 피해상황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하고 당장 사복시 이용 강요를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시설이 쉼터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의 사회복지통합관리망 정보 집적 반대한다!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을 통한 피해자 입소 보고를 거부한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 중단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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