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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아이들>을 읽고서 - 사라

열림터 2012. 8. 2. 16:33

서점을 한 바퀴 돌면서 신간코너에 우연히 눈에 띈 책 「피그말리온 아이들」

피그말리온?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자기 조각상인 갈라테이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프로디테 여신이 인간으로 만들게 해준 그 피그말리온?

책의 어두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인 피그말리온은 쉽게 내 머릿속에서 매치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어긋난 방향의 스타일. 그래서 그랬던가? 나도 모르게 책의 유혹에 빠져 이미 구입한 후였다. 역시나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학교폭력..? 아니 학교폭력이 아닌 학교폭력. 끙, 말이 이상하네. 구병모 작가. 이번에도 한 건했어.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나에게 미스터리 혼란을 겪게 해놓고는 또 이런 작품을 내다니.

이야기의 시작은 대충 이렇다. 다큐멘터리 PD박은 태생이 불우한 아이들을 건강하게 육성시킨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로젠탈 학원을 촬영하기로 결심했다.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서 그의 의지는 약간 걱정될 정도다. 하지만 지나치게 통제하는 교장, 교사와 학교를 비정상적으로 찬양하는 아이들이 의심스럽기만 했다. 어느 날 터진 학생들의 폭력사건을 찍게 된 후부터 사고가 터지는 그런 내용이다. 줄거리만 읽어도 흥미진진해서 재빨리 책을 펴고 독서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상한 학교, 이상한 교장, 교사, 이상한 학생들. 이 모든 내용은 하나의 거짓을 숨긴 채 거짓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얼기설기 엮기고 꼬였다. 단순한 학교라기엔 묘하게 많은 걸 숨긴 그곳, 결국 난 책을 끝까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거짓이 무엇인지, 왜 그토록 숨기길 원했는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역시, 이 맛에 책을 읽는구나. 해답 없는 책을 읽은 후, 독자는 스스로 많은 공상을 하며 그 책의 뒷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자기 스스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독자의 생각은 점점 크게 자라날 것 이라고 난 생각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의 생각을 이제 말해보겠다. 교장은 학생들을 자신의 순종적인 애완견처럼 길들이길 원했던 것 같다. 규칙적인 생활과 반복적인 패턴. 점점 지쳐서 삭막해지는 아이들을 길들이는 그런 존재랄까. 마치 잘 길들인 애완견을 데리고 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은...이 소설 속의 아이들은 모두 한결 같이 자기절제를 지나치게 잘한다. 아이는 기다릴 줄 모르고 참을성 없으며 제멋대로다. 그게 아이고 그게 정상이다. 어른이 하고 싶은 대로 하자는 대로 참는 건 아이가 아니다. 그런 아이가 있다면 그건 말 그대로 참고 있는 것뿐이지. 이 책을 읽으면서 가깝고도 먼 그 사람들이 떠오른다. 사교육에 눈이 먼 부모들. 아이들에게 이게 너희에겐 약이고 다 쓸모 있으며 나중에 다 감사히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아이들이 과연 그것을 원하고 도움이 된다 생각하는 것인가? 난 그 부모들이 잘 생각하길 바란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아이들이 점점 인형처럼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일 때 과연 진짜 이것이 아이를 위해 하는 일이 맞을까? 지금 당신은 어떤 갈라테이아를 만드는 피그말리온일까.

 

 

* 사라 - 공상하기, 독서하기를 좋아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재능 많고 꿈도 많은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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