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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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열림터는 지금

안녕하세요, 예전에 열림터 살던 생활인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2. 2. 17. 14:19


어느 새벽 세시 반에 보내온,

반가운 또우리의 메일을 나눕니다🙆

💌



안녕하세요, N년 전 열림터에 살던 생활인S 예요.
문득 새벽에 잠에 깨 열림터 생각이 나서 메일을 보냅니다.
내일 전화를 드릴 수도 있었는데 이메일로 쓰는 건, 
아마 절 기억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을 것 같아서 전화 대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벌써 10년 쯤 되었으니까요.

저 이번에 대학교 졸업해서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절 지지해주시던 많은 분들.

N년 전, 0000년 0월 0일에 입소해 0000년 대학 입학과 동시에 자립하게 되었죠.
그때 무작정 대학 간다고 떼썼던 것 같은데... 굉장히 난감하셨을텐데..
열림터에서 등록금을 지원해주시고, 상담해주시던 선생님이 기숙사비를 지원해주셔서 저 무사히 입학했었어요.
(그때 기억 되살리자면, 자립금이 바로 나오는 줄 알고 그걸로 대학등록금 내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많이 난감하셨을텐데.. 그때 많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해요.
오히려 애들 자립할 때 어떻게 돈 나갈지 모른다고, 애들 각자 통장 하나씩 더 만들어서 저금해주실 거라고 했었죠.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덕분에 원하던 연극영화학과 졸업하고, 극단도 꾸려보고, 이번엔 대학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대학원은 연극치료학과에 가게 되었구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연영은 돈이 안 된다며 현실자각하고- 다른 길 알아보다가 연극치료를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돈을 버는 목적보단 저와 같은 친구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게 목표가 되었어요.
제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도 잘 사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아마 열림터가 없었더라면, 이런 마음 갖지도 못했겠죠,
감사해요.

그리고 이번에 졸업하면서 문득 예전 열림터 활동가 분이랑 전화를 하게 되었는데,
아마 제가 열림터에 자립한, 가족과 단절된 친구 중 대학까지 졸업한 건 거의 최초일거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안타깝고,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쉽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두려운 다른 친구들 마음도 이해되구요.

아무튼, 너무나 감사해요.
그 곳이 있어서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 제가 대학 졸업을 할 수 있었던 건, 국가장학금 신청할 때 '가구원 동의 제외 신청'을 했기 때문이에요.
정말 많은 친구들이 이거 몰라요. 저처럼 가족과 단절한 열림터 친구들은 이거 무조건 해당사항이에요.
가구원 동의 제외신청을 양쪽 부모 모두에게 했더니, 0분위 혹은 1분위가 떴거든요.
그럼 가장 최대치의 국가장학금을 매학기 받을 수 있습니다.
매학기 제외신청해야하는 건 귀찮지만, 그래도 하면 좋으니까요.
도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S, 잘 있죠!!
저는 조은희입니다. 작년부터 다시 열림터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메일을 받고 전화로 연락하였으나 전화번호가 바뀌었는지 답이 없어 메일로 연락드립니다. 
보내주신 메일 내용을 보면서 너무 감동했습니다. 
지금 당장 글로 주저리주저리 적고 싶지만, 너무 많아서 ..
혹시 가능하다면 열림터나 저에게 연락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010-0000-0000)
전화번호를 남겨주셔도 좋고요.
암튼 잘 지내고 있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뻐요.
연락 기다릴게요.

PS. 참, S의 연락처가 없어서 그간 퇴소 생활인 지원 관련 연락을 못 했던 거 같아요.
퇴소 생활인(또우리) 모임도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명절에는 선물도 보내고 있어요.
퇴소 생활인자립 지원기금 프로젝트도 매년 진행되고 있고요.
관련 소식을 받아보고 싶으면 열림터 휴대폰으로 문자 한 통 남겨주세요. (010-111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