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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다이어리 8월호] 💌한 걸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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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다이어리 8월호] 💌한 걸음🐾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3. 9. 20. 10:39

 

선선한 바람이 뜨거운 열기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 요즘 가을이 더욱 간절합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집중호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후원자님들도 이 여름 무탈하셨는지요. “올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라는 말을 유행어처럼 자주 듣게 됩니다. 놀랍고 끔찍하지만 그것을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열림터에서는 올해 최악의 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사용해오던 에어컨이 말썽을 부렸습니다. 조그만 고장일거라고 생각하여 이리저리 고장의 원인을 찾았지만 다 헛수고였고 더위를 견뎌야 하는 시간만 길어졌습니다. 결국 새로운 에어컨을 구입하였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생하지 않고 바로 구입했을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남은 더위라도 식혀주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8월 열림터 생활인들은 이렇게 지냈습니다. ○○는 8월 목표를 만근하는 것으로 당찬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아쉽게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열심히 출근하였습니다. 9월부터 새로운 배움을 위해 학원을 등록하였습니다. ◇◇는 수능 스트레스로 한동안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앓이를 끝내고 조금 진정된 것 같습니다. 수능까지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길 희망해봅니다. □□는 남자친구가 생겨서 데이트도 하고 생활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 계획표를 짜고 계획표의 빈자리를 차근차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재능이 있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사회가 무서워 발걸음을 내딪지 못하는 □□가 하루빨리 용기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는 방학을 맞아 조금 여유를 즐기고 있으며 태권도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새 이불과 우산 등 살림살이를 마련하였습니다. 또 재판이 진행되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표현은 하지 않지만 긴장된 모습입니다. ☆☆는 성교육을 시작하였고 나들이로 “비건페어”에 다녀왔습니다. 비건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다양한 비건 상품들도 만나보았습니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더욱 관심을 갖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생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개성이 뚜렷합니다. 각자 제자리인 듯하지만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이 갈 수는 없을지라도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농사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 만큼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생활인들도 활동가들과 후원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8월 25일은 상담소 후원의 밤 행사를 하며 회원님들과의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오랜만에 직접 만나는 자리라 더욱 의미가 있었고 열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9월은 추석이 있습니다. 열림터에서는 또우리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따스한 사랑을 담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열림터를 후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더위도 기운을 잃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도 성폭력이 없어지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9월에도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조금 멀지만 풍요롭고 사랑 가득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3년 8월 31일

열림터 활동가 조은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