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쉼터
- 성폭력
- 국제컨퍼런스
- 성폭력피해생존자
- 아동성폭력
- 또우리
- 보리
- 열림터
- 한국성폭력상담소
- 쉼터퇴소인
- 퇴소자
-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 성폭력피해자
- 생존자
- 쉼터퇴소자
- 폴짝기금
- 열림터다이어리
- 친족성폭력 피해자
- 세계여성쉼터대회
- 청소녀
- 캠프
- 핑체
- 소식지
- 또우리모임
- 붕붕
- 친족성폭력
- 또우리폴짝기금
- 자립
- 성폭력피해자쉼터
- 새날을 여는 쉼터
- Today
- Total
열림터
[열림터 다이어리 9월호] 💌많은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물처럼 흐른다🐳 본문
[열림터 다이어리 9월호] 💌많은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물처럼 흐른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3. 10. 4. 10:00
열림터에 우정을 보내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여름도 가고 정말 가을이 왔네요.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벌써부터 옷을 껴입고 겨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쉴새없이 에어컨을 돌려야 살만하던 열림터에도 에어컨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벌써 9월이 갔어요.
열림터 소식지를 쓰려고 한 달을 돌아보았습니다. 열림터의 9월은 어땠던가. 참으로 정신없는 한 달이었던 것 같아요.
9월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생활인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피해생존자들이 그렇겠지만, 재판을 마주하는 마음은 참 다양합니다. 가해자가 벌받았으면 좋겠다는 분노, 가해자를 마주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나의 피해가 인정되어 위로받고 싶은 마음,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하는 불안, 더 이상 이런 폭력을 겪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또 이 폭력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 재판은 뭐길래 이렇게 늦게 열리나 하는 조급함, 재판에서 가해자를 똑바로 마주하고 싶은 마음, 동시에 재판에 가기 두려운 마음.... 이 모든 마음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한 지지입니다.
‘판사도 옆집 아저씨라고 생각해. 너무 떨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오면 돼’, ‘가해자 변호사가 이상한 소리를 할 수도 있어요. 가령 그때 왜 바로 저항하지 못했냐 같은 거요. 그런데 ○○는 그때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아니면 ○○이 했던 저항이 있을걱잖아요. 그런 걸 똑바로 말해주면 돼요.’ ‘가해자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죠. 가해자니까요. 그치만 □□는 사건을 겪은 피해자고, 진실을 알고 있잖아요.’
많은 말을 나누었고, 증인 출석은 모두 안전하게 끝났습니다. 모두 용감하게 자신의 피해를 말하고, 가해자의 폭력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앞으로도 공판이 남았고, 선고까지도 기다림이 있을거예요. 모쪼록 열림터 생활인들에게, 그리고 모든 피해생존자에게 위로와 지지가 되는 결과가 내려지길 바랍니다.
그 외에도 9월엔 많은 일이 있었네요. 퇴소들도 있었고, 낙심하게 되는 일도 있었고, 불안감이 너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진로를 바꾸는 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겠죠? 힘든 일도, 좋은 일도요. 그래도 우리는 계속 흐를거예요. 마침 추석 명절 연휴를 맞이해 한강에서 오리배도 탔는데요. 모두 거대한 물의 흐름 위에서 평안함을 찾았다는 소식도 같이 전해드립니다.
2023년 9월 29일, 추석 연휴에
열림터 활동가 수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