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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기금] 2024 참여자 인터뷰 : “그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 것 같아요”, 성실하게 버텨온 사무노동자 나나 본문
[폴짝기금] 2024 참여자 인터뷰 : “그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 것 같아요”, 성실하게 버텨온 사무노동자 나나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4. 7. 30. 17:132024년 열림터에서는 다섯 번째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는 12명의 또우리가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자립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첫 번째 인터뷰는 나나입니다.
“그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 것 같아요”
성실하게 버텨온 사무노동자 나나
🦊신아: 필라테스 계획으로 신청서를 써주셨어요.
👓나나: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니까 일을 멈출 수가 없잖아요. 계속 앉아서 하는 사무직 하니까 목이랑 허리랑 다 직업병에 걸린거죠.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그 정도 시간을 앉아 있으면 아플만 하다고 하더라고요.
🦊신아: 얼마나 앉아계시는데요?
👓나나: 바쁠땐 14시간 정도요. 세무사무소에 다니고 있어요. 의사가 말하기를 근본적으로 좋은 것은 필라테스와 수영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수영은 새벽시간 때 아니면 대기를 6개월 이상 해야 해서 실질적으로 가능한게 필라테스 아닐까 싶었어요.
🦊신아: 14시간 앉아 일하다 보면 목, 허리, 골반 다 아프죠. 이 일은 하신지 오래 되었나요?
👓나나: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어요. 20살 때 열림터에 있을 때 업계에 좀 있다가 그만두고, 그 이후로는 일반회사 다니다가 다시 작년부터 다니게 되었어요.
🦊신아: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일을 하셨군요. 오래 일하셨네요.
👓나나: 다 그렇게 사니까요.
🦊신아: 열림터 퇴소하고 나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나나: 솔직히 좋았던 점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 편이 없어진 거잖아요.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 ‘이 사람이 이래요 저 사람이 저래요’ 말했을 때 ‘그 사람이 잘못된 거다. 너가 이렇게 해봐라’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어진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인간관계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나를 싫어하나 미워하나, 내가 어떻게 행동했으면 더 나았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최근에 친어머니가 돌아가셨거든요. 상속이 조금 있었어요. 얼마 안되거든요. 그런데 그거 얼마 안 되는 돈 가지고 삼촌부터 다 전화가 오는데, 어디 조언을 구할 데가 없는 거예요. 주위에 어른도 없고. 단순하게 ‘이런 일이 있었어’ 투정부리고 ‘좀 힘들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신아: 내 편이 없어지면 일상이 막막해질 것 같아요. 연관된 질문일 것 같은데요, 열림터를 퇴소한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나 : 지지기반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되나요? 이런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멘토링도 좋고, 그냥 ‘잘 있어요?’ 생사 확인해주고 인사해주는 것 그런 관계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제가 고독사를 하더라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가 나를 하루에 한 번 씩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속상한 일 있을 때, 우울한 일 있을 때 투정 부리고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것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아무런 조건 없는 애정인 것이잖아요.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고 되게 많이 노력했는데도 결국 가족이 아니니까 가족이 우선시 되더라구요. 가족이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가족이 없는 친구들도 있을 테니까. 그런 지지기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아 : 내가 맺고 있는 가깝고 다정한 관계가 살아가는 데 지지기반이 되는 것 같아요. 신청서 보니까 지금까지 폴짝기금을 신청하기가 어려웠다고 써있었어요. 왜 어려웠어요?
👓나나 : 가장 큰 이유는 딱히 하고 싶었던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하루 벌어 하루 살다 보니까 딱히 하고 싶었던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그거였던 것 같고, 지금은 그래도 여유가 생겨서 신청한 것 같아요. 그리고 ‘끝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만약에 병원치료로 계획을 잡으면 그냥 병원에 다니기만 하면 되는 거긴 해요. 그런데 병원치료 같은 걸로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사고 싶은 거 사고 아픈 곳 치료하기 위해 기금을 쓰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어요. 제가 변화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강했고 ‘새로운 도전’으로 폴짝기금을 신청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신아 : 폴짝기금을 의미 있게 생각해주시네요!
👓나나 : 의미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적인 여유가 있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 것 같아요.
🦊신아 : 마음적인 여유는 어떻게 생긴 거예요?
👓나나 :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생긴 것. 그리고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생긴 것.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신아 : 그 사람이 지금 파트너 분이신가요?
👓나나 : 네 맞아요.
🦊신아: 올해 열림터 30주년을 맞아 열림터에서는 피해자의 자립에 필요한 주거 지원 사업을 준비 중이에요. 내가 살고 싶은 곳의 모습을 이야기 나누어 준다면요?
👓나나 : 너무 삭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들어오면 ‘집이구나’ 이런 느낌이 드는 그런 따뜻한 공간이면 좋겠어요. 제가 집을 구할 때는 반려동물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집이 제일 우선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다가 조금 더 아늑한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게, 저희 동네는 집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빌라촌이거든요. 창문을 열었을 때 건물이 안보였으면 좋겠어요. 뭔가 건물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으면 아늑하다는 느낌이 덜하더라고요. 저희집에서 세 걸음 걸으면 앞집이란 말이에요. 그래도 집을 구할 때 하늘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저희 집에서 하늘이 보여요. 그 점은 괜찮은 것 같네요.
🦊신아 : 맞아요 창밖으로 하늘이 보이는 집 너무 중요하고 좋죠. 오늘 인터뷰 어땠어요?
👓나나 : 누군가랑 속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아, 또우리들한테 행사 공지를 조금만 일찍 올려주세요. 2-3일 전에 올려주시니까 못간 게 많아요.
🦊신아 : 아이고 아쉬웠던 행사 뭐가 있었어요?
👓나나 : (3.8 세계) 여성의 날이요. 아무리 바빠도 휴가 쓰고 갈 수 있었는데..
🦊신아 : 꼭 미리 올릴게요. 음 올해에는 참고로 생존자말하기대회가 있을 예정이에요.
👓나나 : 저 말하기 대회도 참여했었어요.
🦊신아 : 오 그랬군요! 그리고 (서울)퀴어문화축제도 있고요.
👓나나 : 가고 싶어요!
🦊신아: 잊지 않고 챙겨서 알려드릴게요!
🏃🏻♀️또우리 폴짝기금은 열림터 후원회원님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됩니다.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들이 자립의 과정에서 만나는 어려움을 폴짝! 뛰어넘을 수 있도록 💜열림터 후원💜 으로 그 과정을 함께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