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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식구들의 목소리/식구들의 감상

핑체와 거북의 '돼지책' 읽기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08. 7. 8. 21:18

 

열림터에 새로 온 식구인 핑크체리(우리는 줄여서 핑체라고 합니다)는 학교에 가지는 않습니다.
2학기의 학교 생활을 준비하며, 집에서 과외 선생님과 영어 공부도 하고
가끔 외출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금한 것도 많고, 재밌을 것도 많은 나이에
집에만 있으니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심지어 매일 있는 8시부터 10시까지 공부시간은 가만히 있기 에도 힘든 시간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내내 심심하다를 입에 달고 있어,
거북은 핑체와 뭐 할 것이 없나 고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열림터 책장에 소소히 꽂혀 있는 동화책 읽기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시시다하며 시작한 동화책 읽기 이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에 대한 핑체의 감상이 너무 멋져
블로그에 올려보자고 했습니다.

<돼지책>은 집에서 돼지처럼 밥만 달라는 남편과 아들 때문에 집을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부인이 나가자 진짜 돼지가 된 남편과 아들은 부인에게 잘못을 빌고,
다시 새롭게 집안일을 하면서 잘 산다는 내용의 동화책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에요? 어떻게 사람이 돼지가 되요? 라며 외치던 핑체는
(참! 핑체 말투의 핵심은 끝에 '요'에 있습니다^^)
이런 멋진 글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돼지책<줄거리>
피곳씨와 사이먼과 페트릭과 피곳씨의 아내와 이렇게 네식구가 멋진집에 살고 있었다.
피곳씨와 사이먼과 페트릭은 아침마다 피곳씨 아내한테
빨리 밥달라고 외치고는 휑하니 학교와 회사로 가버렸다.
피곳과 아이들이 떠나고 나면 피곳부인은 설거지를 하고 침대를 정리하고, 청소도하고,
그러고 나서 일을 하러 갔다.
학교와 회사에서 피곳과 아이들이 돌아오면 저녁마다 밥달라고 외친다.
피곳의 아내는 아이들과 피곳이 저녁을 먹자마자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다림질하고 나서 먹을 것을 조금 더 만들었다.

피곳의 아내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너희들은 돼지야' 라는 쪽찌를 남기고
피곳의 부인은 집을 나갔다.
피곳의 부인이 없다보디 피곳과 아이들이 손수 밥도 차려먹어야 하고
설거지도 하지 않고, 빨래도 하지 않아서 점점 집이 더러워지고 점점 갈수록 먹을게 하나도 없어졌다.

그 이후로 피곳과 아이들은 피곳부인한테 제발 돌아와달라고 말했다.
그이후로 피곳의 아내는 집에 돌아오고 피곳과 아이들은 달라졌다.
피곳씨는 설거지를 하고 다림질도 하고, 아이들은 침대를 정리하고
피곳과 아이들은 요리하는것을 돕고,
피곳의 부인은 차를 수리하면서 행복하게 다시 살았다.

핑체의 훌륭한 내용정리와 간단한 감상을 듣고 나 서
'만약에 핑체의 가족들이 피곳씨와 아들과 같다면 어떻게 하겠니?' 라고 물으니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겨주었습니다.




<느낀점>
피곳의 부인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거 같고,
난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피곳씨와 피곳의 아들처럼 드럽게 살지 않을거다.
그리고 만약 내 남편이 그렇게 돼지처럼 먹고 자고 그러면
남편을 쫒아내든 내가 집을 나가든 결판을 낼것이다.


엉뚱한 것 같지만, 핑체의 똘똘한 모습이 돋보이는 감상이었습니다.
그들처럼 '드럽게'살지도 않을 것이고,
그런 남편하고는 '결판'을 낸다는 핑체의
삶이 기대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