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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열림터 2010년 한해 계획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10. 5. 10. 18:15


누구나 새해에는 야심찬 목표와 계획을 갖기 마련인데 올해로 16세가 되는 열림터는 지난 해까지 지속적으로 해 오던 활동들과 더불어 몇 가지 새로운 계획을 짜 보았습니다.

첫째, 올해는 처음으로 열림터 청소녀들에게 경제교육을 해 보려고 합니다.
열림터에서는 학교생활을 비롯한 일상생활전반에 걸쳐서 아이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가능하면 아이들이 시설에서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늘 신경을 쓰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열림터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마치 인큐베이터 속에서 사는 것 같은 보호를 받다가 퇴소 후에 혼자 세상으로 나아가서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될 때, 당황하지 않고 규모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실시하려고 해요. 용돈을 지급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아껴쓰라고 당부하지만 선생님들의 말은 잔소리처럼 들리는지 잘 지켜지지 않더군요. 이에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용돈의 합리적 관리를 통한 올바른 소비습관을 형성하도록 하고, 계획된 소비를 통해서 향후 자립에 대비하게 하며, 장래를 위한 저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합니다.


둘째는, 퇴소자에 대한 지원을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열림터에서 퇴소 후에 비록 성인이 되었다고는 해도 자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기존의 퇴소자들은 활동가들과 비정기적인  만남을 가졌었는데, 이를 정기적인 만남으로 유도하여 이들의 당면한 고민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해결방안을 같이 고민해보고 가능한 주변자원을 연계하여 아이들이 퇴소 후에도 고립감을 갖지 않게 하고, 열림터와의 인연을 끊지 않고 이들에게 열림터가 듬직한 지지체계가 되고자 합니다.


셋째는, 열림터 업무의 안정화입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두 명의 활동가가 교체되면서 생활인들에 대한 지원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들마다 담당활동가가 상담 및 학교생활, 일상생활지원을 하고 있는데 담당자가 바뀌면서 아이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고 서로가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활동가가 바뀌었어도 아이들에 대한 마음은 모두 한마음이기에, 수시로 활동가들끼리 회의를 하여 업무분장을 새로이 하고 보다 나은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1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열림터가 추구해온 가치와 원칙들을 유지하면서도,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해진 아이들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열림터가 되고자 합니다.


넷째는, 연구사업의 활성화입니다.
기존의 퇴소자들을 대상으로 열림터 퇴소 이후의 성장과 생활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연구를 통해 향후 쉼터 생활인에 대한 지원 방향을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사회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고 퇴소자 자립 모델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열림터 활동가를 포함하여 외부 연구자들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상과 같은 목표를 갖고 2010년을 시작하였는데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네요. 매일의 일상에 묻혀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연초의 계획들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늘 긴장하면서 올 한해를 보내려고 해요. 아울러 열림터 다이어리에도 더욱 희망차고 밝은 글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열림터 청소녀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부끄러움이 없는 한 해가 되고자 다짐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열림터에서 밝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자립하는 날들을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