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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폴짝기금 인터뷰: 열림터를 떠나 빵을 만들며 여행을 준비하는 당근 본문

열림터 식구들의 목소리/자립의 과정을 '폴짝!'

2021 폴짝기금 인터뷰: 열림터를 떠나 빵을 만들며 여행을 준비하는 당근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1. 6. 10. 10:39

열림터를 퇴소한 사람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2021년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10명의 또우리들이 폴짝기금에 선정되었어요. 기금을 사용할 모든 또우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답니다.

네 번째 또우리는 당근이에요. 당근과는 줌으로 만났습니다. 열림터 활동가 수수가 인터뷰했답니다. 


 

수수: 안녕하세요, 당근? 저는 당근은 처음 만나는 것 같아요. 인터뷰는 안부 인사부터 시작할게요. 당근은 열림터 퇴소하고 어떻게 지냈나요?

당근: 저는 2017년도에 한 달 정도 있다가 집으로 간 케이스거든요. 벌써 3년 정도 시간이 흘러서 그때 어떤 활동가가 계셨는지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얼굴을 보면 아 선생님 그 때 같이 계셨구나.’ 할 수 있을거예요.
퇴소하고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다가, 대학교를 좀 멀리 왔어요. 제빵과 가서 빵 만들다가 취업을 하게 하게 되었어요. 취업한지는 한 세 달 정도 된 거 같아요. 제빵 일을 하다보니까 아침 7시 반까지는 출근해야 해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거, 그런 게 힘든 거 같아요. 주말에는 거의 12시간씩 일하고, 평일은 한 11시간 일하는 거 같아요.

수수: , 취직 축하해요. 그런데 엄청 오래 일하네요. 혹시 폴짝기금으로 팔목과 무릎치료를 받으려고 하는 이유가 제빵 일 때문인가요? 헬스장을 등록하는 이유도 체력 때문에?!

당근: 맞아요. 무거운 걸 많이 들다보니까 팔목과 무릎이 아파진 거 같아요. 헬스장도 체력이 필요해서 하려는 게 맞아요.

수수: 생존을 위한 폴짝기금 신청이었군요.

 

수수: 폴짝기금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당근: 아뇨, 작년에도 공고가 왔었는데 그때는 제가 좀 흥미가 없었거든요. 대학생이기도 하고, 바빠서. 신청하려고 그래도 까먹어서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해야할 거 같은거예요. 그래서 했죠. 돈을 주는 게 좋았어요. 진짜 하고 싶은 거 많은데 못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걸 조금이나마 실현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수수: 여행과 치료가 중점인 계획인데, 어떻게 이런 계획을 하게 되었나요?

당근: 제가 여행은 진짜 좋아하거든요. 근데 진짜 시간도 없고, 돈도 조금밖에 없으니까 잘 못 갔어요. 그런데 이렇게 지원해주시니 조금이나마 잠깐씩 갔다오려고 하는거구. 치료도 거의 같은 목적인 거 같아요. 지금은 치료를 못 받고 있어요. 시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거는 돈이 많이 필요해서요. 지금 어떤 시술을 얼마를 주고 받아야 하는지 보고 있는 중이에요.

수수: 수술은 아니고 시술이라니 그래도 다행이네요. 얼른 시술 받고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수수: 열림터에는 짧게 있었지만 자립하는 과정은 길었잖아요. 그때 좋았던 것과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당근: 좋았던거는, 열림터 한 달 있으면서 혼자 있는 법을 많이 배웠었거든요. 그거 때문에 집에 돌아가고 나서 학교를 다녔을 때 괜찮았어요. 혼자 살면서 진짜 힘들었을 때도 열림터에서 많은 경험이 있었으니까 좀 낫다, 라고 생각한 것도 많았어요. 그런데 힘들었던 거는 열림터 다녀오니 (성폭력 피해를) 사람들이 소문으로 다 알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열림터에 가고 싶기도 했어요. 후회도 했었어요. 오지 말 걸...

수수: 집에 가지 말걸?

당근: .

수수: 혹시 그래서 대학을 멀리 간 건가요?

당근: 맞아요. 그래서 대학을 멀리 간거예요. 집이랑은 괜찮았었어요. 그래서 그래두 좀 좋았다고 해야 하나. 아는 사람들이 있긴 하니까 괜찮았던 거 같아요.
지금은 원룸에 살아요. 취업하면서 자취 시작한거라 이제 3개월 되었어요. 자취는 재밌는 게 많은데 이제 금전적으로 문제가 심각하죠.

수수: 새내기 자취러군요.

 

수수: 당근은 시설을 퇴소한 성폭력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당근: , 좀 뭐라고 해야 하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음... 일자리? 일자리라던가 의식주 같은거 되었으면 좋겠어요.

수수: 그렇네요. 일상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죠. , 인터뷰 끝났습니다. 그럼 안녕~


'소문' 때문에 힘들었던 당근이 이제 건강하게 빵을 만들며 즐겁게 여행을 다니길 바랍니다. 또 성폭력 피해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피해생존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되지 않는 세상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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