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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숙직 일기

소란스런 아침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2021. 12. 10. 09:56

등교하는 생활인은 힘들다.
그런데 아침에 깨우는 활동가도 힘들다.
“학교는 너가 가야하는 곳이니까 너도 일어나려는 노력을 해야지” 라는 나의 외로운 외침이 생활인의 반대편 귀로 통과하는 것이 보인다.

“냄비로 깡깡 쳐주세요!”
“얼굴에 물을 뿌려주세요!”

이 요청을 들어준다고 해서 썩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아…학교 못 가겠어요. 담임쌤한테 제가 말할게요”
라며 담대형도 있고요.

“6시에 깨워주세요!”
라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는 용감형도 있고요

“막 때려주세요!”
라며 낙타를 얼게 만드는 엘사형도 있습니다.


수능을 앞 둔 생활인을 보며 ‘수능은 지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 
‘세상에 수능시험장에 경찰의 호위를 받아 도착하는 유명인사가 내 앞에 있는 사람인건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생활인의 수능점수보다 수능당일 등교 여부가 더 궁금했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해 수능을 보는 생활인은 기상 예행연습과 전날 일찍 취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은희조가 새벽같이 일어나 만든 따뜻한 도시락을 들고 수능시험장에 성공적으로 도착했습니다. 힘겨운 과정을 딛고 수능 도착에 성공한 생활인들에게 감동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 올해의 열림터 수험생 모두 가고 싶어했던 학교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게.다.가 수능 다음날부터 맑아진 낯빛으로 7시에 기상하는 것 아니겠어요?!

왜 이제서허야하~ 열림터의 일상은 놀랍습니다. 생활인의 기상도 놀랍지요.


무거운 눈꺼풀과 부담감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 생활인들에게 축하와 응원을 보냅니다. 고생 많았어요!

 

열림터 활동가 낙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