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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직일기] 열림터 공부시간
    사는 이야기/숙직 일기 2019. 12. 2. 11:04

     

    오후 9, 공부시간이 되어 거실로 가자 청소년 생활인들이 모두 모여 있다. 어제 입소한 고1 생활인이 새로이 참여하면서 공부시간 멤버가 늘었다.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열림터의 핵인싸, 3 A의 목소리가 하이톤이다. 오늘 A는 열심히 면접준비를 했던 특성화고에 합격했다. 저녁식사 시간에 엽떡과 ○○치킨으로 소박한 축하파티를 한 후라 공부시간 멤버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평화롭다.

     

     

    모두 각자 할 것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공부시간이라 불리지만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습지나 개별공부 외에 책을 읽거나(웹툰 포함),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2 생활인은 자신이 학습지의 노예라 하면서도 공부시간마다 항상 열공한다. 누군가는 수첩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예쁜 칼라펜과 스티커들을 소중히 다루는 손길을 보니 그에게는 중요한 내용의 기록임에 틀림없다.

     

     

    일본어 학습지를 펴고 공부를 시작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A가 아니다. 은근한 목소리로, “오늘 같은 날도 공부해야 해요?”라며 슬쩍 물어보지만 야간활동가의 대답은 단호박이다. “.”

     

     

    살짝 실망한 눈빛으로 단어를 읊조리던 A,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오늘 공부시간 10분만 일찍 끝나면 어때요?”라며 협상을 시작한다. 10분 동안 무엇을 할 건지 물어보니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의 상황을 말해주고 싶단다. 아마도 오늘 A는 16년 인생 중 가장 격한, 희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심정이었겠지. 허락 할 수밖에 없다. 신이 난 A와 공부시간 멤버들. 평소 공부시간 후반이면 5분 간격으로 남은 시간을 물어보더니, 오늘은 다들 집중력이 뛰어나다.

     

     

    드디어 10분 남겨놓고 호기롭게 학습지를 덮은 A, 오늘 학교에서 합격발표를 앞두고 초조하고 떨렸던 마음, 합격을 확인하고 나서 기쁘고 행복했던 심경들을 랩처럼 쏟아낸다.

    10시가 되자 모두들 주섬주섬 자기 물건들을 챙겨 각자 방으로 가고 거실엔 야간활동가와 열공의 흔적, 지우개똥만 남았다.

    오늘의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순간을 고이 간직하였다가 힘들 때마다 꺼내볼 수 있기를...

     

    야간활동가 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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