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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는 이야기/숙직 일기 (30)
열림터
열림터의 거실에는 주인을 잃은 물건이 많습니다. 다 마신 음료수병뜨개질 실타래알록달록 종이접기 작품먹다 만 떡볶이 그릇곡소리 내며 하는 학습지… 앗 이건 이름이 쓰여 있네요!컵은 5, 6, 7…아무래도 생활인의 입은 하나는 아닌가 봐요. 주인 찾으러 출동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거 제 것 아니에요~저 방금 들어왔어요ㅠㅠ저는 이거 안 해요!이거 땡땡이가 했을걸요?네? 저 아니에요~저도 아닌데요! 억울한 자만이 가득한 열림터. 아무래도 낙타 몰래 입소한 생활인이 있나봅니다. “땡땡이 아까 떡볶이 먹지 않았어요?” “어…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먹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물건의 주인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떡볶이 그릇 주인의 기억을 되찾았으니..
열림터 활동을 하다보면 생활인들에게 종종 선물을 받기도 합니다. 자기 명찰을 주기도 하고요, 증명사진 잘 나왔다고 한 장 선물해주기도 하구요, 이런 거 좋아할 거 같다며 물건을 사오기도 하고, 그럴듯한 카페를 찾았다며 커피를 사주겠다고 막 지갑을 꺼내기도 합니다. 막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이 선물을 받아도 되는건지, 극구 고사해야 하는지 정말 헷갈렸어요. 자기 쓸 용돈도 부족할텐데! 내가 이 선물을 받아도 되는건지 미안했거든요. 그리고 선물을 받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막 괜히 깊이 고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받습니다! (물론 너무 비싼 걸 사오거나... 사과의 의미로 선물을 줄 때는 받지 않아요.) 주기만 하고 받기만 하는 관계보다, 주고 받는 관계가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선물은 ..
"정확히 7시 반이에요, 쌤" 아침 일찍 깨워달라던 00이의 부탁에 긴장해서 3시 반부터 두시간 간격으로 잠에서 깼다. 7시 반, 칼같이 00이의 방으로 달려가 00이를 깨웠다. "00아 ~~~~ 일어나~~~~~!!" 웬일인지 00은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다시금 눈을 감더니 ‘8시에 깨워주세요. 이번엔 진짜에요.’했다. 8시가 마지막 알람시계 노릇이라는 엄포를 놓고 숙직방에 드러누웠다. 잠에 들려는 찰나 다시금 울리는 핸드폰 알람, 8시였다. 어기적어기적 다시 00의 방으로 내려갔다. 어라 내가 이장면을 꿈에서 봤던가. 아 아까도 내가 00이를 깨우러 갔더랬지 맞다. 감기는 눈을 번쩍 뜨고 00방의 문을 두드렸다. “8시다~~~~!!!!!!!!!!!!” 일어났다고 소리치는 00. 얼른 씻자고 00..
어느 날 전기 밥솥이 망가졌다. 하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활동가가 인식한 것은 전기 밥솥으로 밥을 하면 빨리 밥의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먹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밥을 하더라도 생활인들이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매번 발생했다. 활동가는 대책회의를 하였다. “생활인들이 밥을 잘 먹지 않아요.” “밥의 상태가 빨리 변해서 금방 색이 변하고 딱딱해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책회의 결과는 밥이 빨리 상하므로 밥을 하고 난 후 24시간 지난 밥은 냉동하고 그 밥은 볶음밥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망가진 전기밥솥이므로 밥의 상태는 점점 안좋아졌고, 다시 회의한 결과는 패킹이 노후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패킹을 바꾸기로 하였다. 패킹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어서 활동가 2명이 씨..
12시가 넘은 시각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생활인이 있습니다. 온다고 한지도 한참 지났는데... 그래도 연락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여 골목길을 어슬렁거려 봅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가끔 멀리서 지나가는 사람의 발소리에 몸과 마음이 얼음이 됩니다. 내 집 앞에 서 있는데... 평소 무서움을 많이 타던 사람도 아닌데... TV를 너무 많이 본 것인가? 세상이 무섭게 변한 것일까? 나의 걱정이 늘어난 것일까? 생활인들은 열림터에 와서 생활이 안정되었고 편안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열림터로 귀가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는 열림터에서 계속 지낼 수 없게 될까봐 걱정도 합..
코로나 시대라 학생들은 모두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아침에는 각 학교 담임선생님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안녕하세요, 00이가 아직 아침 조회에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안녕하세요, ^^이한테 자가진단 하라고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00이랑 ㅁㅁ이랑 @@이 등등을 다 깨우고 담임 선생님이 전해달라고 한 '한말씀'씩을 다 전하다보면 정신없는 아침이 지나간다. 시설 사정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외부로 나와서 수업을 하는 날도 있다. 활동가도, 생활인들도 나란히 앉아서 각자 할 일을 한다. 활동가가 지켜보고 있으니 생활인들도 수업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 교시뿐.. 시간이 지날 수록 딴짓이 늘어난다. 열심히 웹툰을 보던 사람이 신나서 발을 동동거리며 말한다. “어우 이 웹툰 너무 야해요! 오늘 집에 안 보낸..
등교하는 생활인은 힘들다. 그런데 아침에 깨우는 활동가도 힘들다. “학교는 너가 가야하는 곳이니까 너도 일어나려는 노력을 해야지” 라는 나의 외로운 외침이 생활인의 반대편 귀로 통과하는 것이 보인다. “냄비로 깡깡 쳐주세요!” “얼굴에 물을 뿌려주세요!” 이 요청을 들어준다고 해서 썩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아…학교 못 가겠어요. 담임쌤한테 제가 말할게요” 라며 담대형도 있고요. “6시에 깨워주세요!” 라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는 용감형도 있고요 “막 때려주세요!” 라며 낙타를 얼게 만드는 엘사형도 있습니다. 수능을 앞 둔 생활인을 보며 ‘수능은 지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 ‘세상에 수능시험장에 경찰의 호위를 받아 도착하는 유명인사가 내 앞에 있는 사람인건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진..
취침시간 5분전 폭풍양치질에 고양이세수를 하고 헐레벌덕 각자의 침대로 향한다. 코로나19로 세상도 일찍 잠든다. 여느때 같으면 지금쯤 취객의 고함소리와 쓰레기 수거하는 소리가 요란했을 텐데 오늘은 가끔씩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뜨거운 열기만이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각자의 침대에서 잠은 잘 들었을지? 무슨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하고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잘 살고 있는 가해자를 보며 화내고,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 가족에게 섭섭하고, 내맘처럼 돌아가지 않는 세상에 힘든 하루를 보낸 친구들... 내집이 아니라 맘도 편하지도 않을테고 ... 어떻게 하면 있는 동안이라도 편히 긴장하지 않고 지내게 할 수 있을까 ? 몇몇 또우리(퇴소자)들이 생각난다. 어쩌다 열림터를 방문할때면 생활인들용 과자나 여행지에서 산 특산..
열림터 거실의 한쪽 면에는 하얗고 제법 큰 책장이 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책, 후원으로 보내온 책, 누군가 샀지만 다 같이 읽고 싶어서 꽂아둔 책, 읽고 싶다고 요청한 책등등이 빽빽하게 꽂혀 있다. 소설, 지침서, 교재, 만화책...분류도 되어 있지 않은 되는대로 보고 반납하기(?)를 반복하여 무척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는 책장. 숙직할 때 가끔 여유가 생기면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골라서 보곤 했다. 어느 날 생활인에게 요즘엔 열림터에 읽을만한 책이 없다고 투덜댔다. 문화생활비로 한아름 사서 잘 정리해둔 책들 중에 하나를 골라주며 읽어보라고 권했다. 숙직하면서 밤새도록 책을 다 읽은 후에 재미있었다면서 돌려주었다. 우리의 미묘하게 다른 점도 있었지만 비슷한 취향이었던 것 같다. 생활인이 퇴소한..
Y: 요즘 초딩들은 다 피방 가 있어요. 밖에 나가 놀아야지! 낙: 피방..? 피씨방? Y: 피씨방! 낙: Y는 초등학교 졸업한지 얼마 안 됐는데도 차이가 나요? N: ‘라떼’네! Y: (라떼대신 초코렛우유를 마신다) 낙: ‘라떼’다! 그럼 Y은 초등학생 때 뭐했어요? Y: 저는 초딩 때 놀이터에서 놀았죠! 요즘 초딩들 무서워요~ 고대 이집트 점토판에 새겨있다던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가 생각나는 Y의 ‘라떼’에 ‘Y도 청소년이면서’라며 웃은 저도 별다를 것 없는 ‘라떼’더라고요? 깨달음을 준 Y의 ‘라떼’에 심심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놀이터보다 피씨방을 즐겼던 낙타 ‘라떼’와 그 반대인 Y ’라떼’ 세상에는 다양한 세대 차이, ‘라떼는 말이야’가 있답니다! 한 번 더 고민하고 말해야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