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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체 글 (348)
열림터
초여름 햇볕이 따가웠던 6월 6일, 열림터 식구들이 나들이를 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보고 온 것이지요. 영화 상영 후 합창단 G-Voice 오빠들의 짤막한 공연 내내 꽃게이를 찾느라 정신없었던 열림터 친구들^^ 직접 쓴 후기 감상해보세요~ '종로의 기적'을 보고, 게이들과 어울리고 싶어졌다. 나는 유쾌하고 가볍고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좋다. 순수하고 솔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주인공들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첫번째 주인공, 손병준 감독님의 경우를 보고는 영화를 만드는 등의 협력적인 일을 할 때 촉진제, 지지자가 되어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고,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다. "나는 게이다. 그리고 감독이다."..
이 글은 1994년 12월,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식지 '나눔터' 13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지금은 당시와 달라진 점도 많지만, 열림터를 처음 열 당시의 생생한 고민을 담고 있어서 다시 올려봅니다. 상담소가 문을 열고 4년 동안 만난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처지는 참으로 절박했다. 상황의 절 박함과 지속되는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심리적·의료적·법률적 지원을 해오면서 답 답함과 안타까움이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성폭력 피해여성은 정신적·육체적 보호와 안정, 치유뿐 아니라 지속적인 상담과 다른 피해 여성과의 경험 나누기를 통한 주체적인 삶의 회복을 필요로 한다. 특히 근친성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여성은 가해자와 함께 사는 거주지를 떠나지 않고서는 계속되는 성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피난처와 쉴 곳이 ..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 한 식구가 되어 공동생활을 하는 열림터에는 몇 가지 규칙들이 있지요. 공부시간에 대한 규칙도 그 중 하나인데 청소녀가 대부분인 열림터 식구들에게 공부는 매우 중요한 일과 중 하나에요. 이에 열림터에서는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를 공부시간으로 정하고 이 시간에는 TV와 컴퓨터를 잠시 중단하고 각자 방에서 공부와 독서를 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의 친구들을 반강제로 공부를 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공부시간이면 선생님과 신경전을 벌이곤 하지요. 정신없이 TV보다가 ‘5분만이요’를 외치기도 하고 컴퓨터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시계를 노려보면서 아쉽게 일어나기도 하구요. 한동안은 공부하러 방에 들어가서 그대로 자거나 놀면서 시간만 채우다 나오는 등 공부시간..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이런 긴 제목이 열림터의 공식적인 이름입니다. 열림터는 "모든 성폭력피해 여성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고, 생존자들의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터"로 1994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았고, 생존자 지원을 위한 법과 제도적 장치도 아주 미비했습니다. 어떤 지원보다 당장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들의 절박함이 열림터를 탄생케 했습니다. 그동안 성폭력특별법도 제정되고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여러가지 지원책도 마련되었습니다. 열림터의 성격도 초기의 위기시설에서 지금은 중장기 보호시설로 10명까지 한 식구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폭력피해여성이면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으며 다른 상담소나 학교 상담실, 경찰서를..
2010 겨울캠프 - 제주도 문화체험 출발 !!! 펑펑 눈 내리는 날의 아름다운 제주에서의 문화 체험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요렇게 보여 드리고, 재미난 이야기는 이 다음에 만나면 생생하게 들려 드릴께요~ ^^
젊은놈이 왜 맨날 한숨이여? 제가 한 숨 쉬는게 버릇이에요.. 하하 그래서 저 과외 해주시던 원 선생님께서 맨날 저 혼내셨어요. 왜 맨날 한숨이냐고 젊은놈이 그러면 못쓴다고. 맨날 제가 한숨쉬니까 젊은놈이 자꾸 한숨쉬고 죽을소리 한다고 그러시면서 따끔하게 혼내시고 그러셨어요. 제가 막 시험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그럴 때도 그런 소리하면 진짜 혼낸다고 그러시면서 저한테 용기 불어넣어주시고 자신감 갖게 도와주신 분도 원선생님이셨어요. 저 못지않게 고생하신 분도 원선생님이셨구,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도 원선생님이셨어요. 잘한다 우리강아지, 예쁘다 우리강아지 해주시면서 요리 가르쳐 주시고 많이 예뻐해주셨죠 선생님께서. ' 원 선생님 얘기에 금세 다시 화색을 띄며 말하는 녀석은 솜사탕을 받고 좋아하는 어린아이와도..
어느덧 시린 겨울이 지나고 흐지부지했던 봄도 지나 무덥기만 한, 봄도 여름도 아닌 어정쩡한 날씨의 경계선에 머무르고 있는 요즘. 날씨가 극성이라며 온갖 비난들을 봇물 쏟아내듯 쏟아내는 사람들 틈으로 환하게 웃는 한 숙녀(?) 아니, 소년에 가까운 녀석이 보인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시종일관 웃음을 그치질 못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 녀석이 드디어 정신이 나간건가, 무슨 장원급제라도 한건가 싶을테지만, 공교롭게도 저녀석은 정신이 나간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장원급제를 한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하니 허허, 그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쪼르르 달려가서 물어본 결과. 얼씨구, 이번에 치뤄진 한식조리 시험에 당당히 합격을 했단다. 아하, 그래서 요놈의 얼굴이 그리도 좋아보였..
‘1년 6개월이 원래 이렇게 빠른 시간이었나?’ 싶으면서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길고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 글을 쓰게 되었을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은 트리그룹에 두 번째 방문 했을때였다. 내가 트리그룹에 다니면서 몸에 베어 버리게 된 감정단어들로 설명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건 그 일들이 아득한 먼 옛날처럼 느껴져서 그래서 아마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떠올리지 못할 만큼 달라져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쨌든 생생하게 떠오르진 않지만 분명한건 그때의 나는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그 하나 하나를.. 힘겹게 힘겹게 맞아들였던 때였다. 모든 게 다 불안정했고 의심 투성 이었으며 배타적이었다.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듯 했지만 속으론 모든 것에 ‘싫어!’를 외치고 있었..
'여'학생이기에 등교길에 바바리맨을 만나고, 만원버스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범을 만나고, 한번 하자는 온라인 쪽지를 계속 받고, 함부로 반말 찍찍 해대는 어른들을 만나고, 어린 여자애라고 무시당해본 적 있나요? 일상생활에서 계속되는 성적 공격과 스트레스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며 사는 자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삶에 큰 어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살아 가고 있는 13-18 10대 쏘녀가 200만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 중 부당한 성적 공격에 대응하는 엣지있는 방법, 내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온 몸을 알리고 맞서 싸우는 방법을 고민하고 나눠본 이는 얼마나 될까요? 전국곳곳에 있는 문화소외지역 10대 소녀들에게 부당한 성적공격과 스트레스에 맞서는 엣지있는 비법을 전해주세요! 보내기 ..
누구나 새해에는 야심찬 목표와 계획을 갖기 마련인데 올해로 16세가 되는 열림터는 지난 해까지 지속적으로 해 오던 활동들과 더불어 몇 가지 새로운 계획을 짜 보았습니다. 첫째, 올해는 처음으로 열림터 청소녀들에게 경제교육을 해 보려고 합니다. 열림터에서는 학교생활을 비롯한 일상생활전반에 걸쳐서 아이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가능하면 아이들이 시설에서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늘 신경을 쓰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열림터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마치 인큐베이터 속에서 사는 것 같은 보호를 받다가 퇴소 후에 혼자 세상으로 나아가서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될 때, 당황하지 않고 규모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실시하려고 해요. 용돈을 지급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