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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는 이야기 (140)
열림터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은 오고 열림터 식구들은 유쾌하고 즐겁게 여름캠프를 다녀왔어요.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과 주말도 출근하는 직장인이 함께 하는 1박2일 일정이 생각처럼 쉽게 조정되지 않더라구요.^^; 산천을 쑥대밭으로 만든 폭우때문에 처음 계획했던 레프팅은 아쉽게도 취소하고 ㅠ.ㅠ 인천 왕산해수욕장에서 우리들의 2011년 여름캠프를 왁자지껄하게 보내고 돌아왔답니다. 집(열림터)와 학교, 직장을 벗어나 자연을 만나고 체험하면서 스트레스는 저 멀리로 날려버리고 맘껏 웃고 즐겼던 에너지가 충만했던 시간들을 사진과 소감으로 함께 추억해봐요^^ 팬션에 짐을 풀고 해변까지 논밭을 따라 걸어가는 발걸음이 깃털처럼 가볍네요.(선생님들 양손은 간식으로 무겁지만...) 튜브에 몸을 ..
7월 9일 토요일, 비가 내릴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줄기차게 비가 내리다가 잠깐 그친 토요일 오후, 주변에 사시는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많이 나오셨어요. 이 곳에서 열린 마포구청 여성주간 행사에 여성단체들은 부스를 차리고 시민들을 맞이했습니다. 물론 한국성폭력상담소도 함께 했지요. 상담소는 성폭력 통념을 송판에 적어 격파하고, 성폭력에 맞서기 위한 지혜를 나뭇잎에 적어 아름다운 나무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는데요, 이 날 우리 열림터 친구들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꼬마 친구들을 붙잡고 성폭력에 대해 설명하고, 시민들이 송판을 격파하는 것을 돕고,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요.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활동가들이 기 죽을 지경;; 열림터 친구들 덕분에 상담소 부스에 ..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80%를 넘는 우리나라에서 열림터 생활인들의 대학진학률은 얼마나 될까요? 2009년까지는 쉼터의 입소기간이 최대 9개월이어서 입소 후 대학진학까지 생활하는 친구들이 얼마 안 되다 보니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열림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하는 친구들은 1~2년에 한 명 정도인 것 같아요. 가족에게 돌아갈 수도 없고 주변에 지지체계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학진학은 거의 포기하고 퇴소 후에는 취업(대부분 비정규직)을 하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힘겹게 생활하지요. 다른 친구들 모두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은 첫 학기 등록금은 열림터에서 모금을 해서 겨우 해결하지만 다음 학기부터 등록금과 생활비부담 때문에 휴학과 복학을 ..
초여름 햇볕이 따가웠던 6월 6일, 열림터 식구들이 나들이를 했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을 보고 온 것이지요. 영화 상영 후 합창단 G-Voice 오빠들의 짤막한 공연 내내 꽃게이를 찾느라 정신없었던 열림터 친구들^^ 직접 쓴 후기 감상해보세요~ '종로의 기적'을 보고, 게이들과 어울리고 싶어졌다. 나는 유쾌하고 가볍고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사람들이 좋다. 순수하고 솔직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다큐멘터리 주인공들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첫번째 주인공, 손병준 감독님의 경우를 보고는 영화를 만드는 등의 협력적인 일을 할 때 촉진제, 지지자가 되어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고,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에 감명받았다. "나는 게이다. 그리고 감독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 한 식구가 되어 공동생활을 하는 열림터에는 몇 가지 규칙들이 있지요. 공부시간에 대한 규칙도 그 중 하나인데 청소녀가 대부분인 열림터 식구들에게 공부는 매우 중요한 일과 중 하나에요. 이에 열림터에서는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를 공부시간으로 정하고 이 시간에는 TV와 컴퓨터를 잠시 중단하고 각자 방에서 공부와 독서를 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의 친구들을 반강제로 공부를 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공부시간이면 선생님과 신경전을 벌이곤 하지요. 정신없이 TV보다가 ‘5분만이요’를 외치기도 하고 컴퓨터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시계를 노려보면서 아쉽게 일어나기도 하구요. 한동안은 공부하러 방에 들어가서 그대로 자거나 놀면서 시간만 채우다 나오는 등 공부시간..
2010 겨울캠프 - 제주도 문화체험 출발 !!! 펑펑 눈 내리는 날의 아름다운 제주에서의 문화 체험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요렇게 보여 드리고, 재미난 이야기는 이 다음에 만나면 생생하게 들려 드릴께요~ ^^
젊은놈이 왜 맨날 한숨이여? 제가 한 숨 쉬는게 버릇이에요.. 하하 그래서 저 과외 해주시던 원 선생님께서 맨날 저 혼내셨어요. 왜 맨날 한숨이냐고 젊은놈이 그러면 못쓴다고. 맨날 제가 한숨쉬니까 젊은놈이 자꾸 한숨쉬고 죽을소리 한다고 그러시면서 따끔하게 혼내시고 그러셨어요. 제가 막 시험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그럴 때도 그런 소리하면 진짜 혼낸다고 그러시면서 저한테 용기 불어넣어주시고 자신감 갖게 도와주신 분도 원선생님이셨어요. 저 못지않게 고생하신 분도 원선생님이셨구,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도 원선생님이셨어요. 잘한다 우리강아지, 예쁘다 우리강아지 해주시면서 요리 가르쳐 주시고 많이 예뻐해주셨죠 선생님께서. ' 원 선생님 얘기에 금세 다시 화색을 띄며 말하는 녀석은 솜사탕을 받고 좋아하는 어린아이와도..
어느덧 시린 겨울이 지나고 흐지부지했던 봄도 지나 무덥기만 한, 봄도 여름도 아닌 어정쩡한 날씨의 경계선에 머무르고 있는 요즘. 날씨가 극성이라며 온갖 비난들을 봇물 쏟아내듯 쏟아내는 사람들 틈으로 환하게 웃는 한 숙녀(?) 아니, 소년에 가까운 녀석이 보인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시종일관 웃음을 그치질 못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 녀석이 드디어 정신이 나간건가, 무슨 장원급제라도 한건가 싶을테지만, 공교롭게도 저녀석은 정신이 나간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장원급제를 한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하니 허허, 그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쪼르르 달려가서 물어본 결과. 얼씨구, 이번에 치뤄진 한식조리 시험에 당당히 합격을 했단다. 아하, 그래서 요놈의 얼굴이 그리도 좋아보였..
'여'학생이기에 등교길에 바바리맨을 만나고, 만원버스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범을 만나고, 한번 하자는 온라인 쪽지를 계속 받고, 함부로 반말 찍찍 해대는 어른들을 만나고, 어린 여자애라고 무시당해본 적 있나요? 일상생활에서 계속되는 성적 공격과 스트레스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며 사는 자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삶에 큰 어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살아 가고 있는 13-18 10대 쏘녀가 200만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 중 부당한 성적 공격에 대응하는 엣지있는 방법, 내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온 몸을 알리고 맞서 싸우는 방법을 고민하고 나눠본 이는 얼마나 될까요? 전국곳곳에 있는 문화소외지역 10대 소녀들에게 부당한 성적공격과 스트레스에 맞서는 엣지있는 비법을 전해주세요! 보내기 ..
누구나 새해에는 야심찬 목표와 계획을 갖기 마련인데 올해로 16세가 되는 열림터는 지난 해까지 지속적으로 해 오던 활동들과 더불어 몇 가지 새로운 계획을 짜 보았습니다. 첫째, 올해는 처음으로 열림터 청소녀들에게 경제교육을 해 보려고 합니다. 열림터에서는 학교생활을 비롯한 일상생활전반에 걸쳐서 아이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가능하면 아이들이 시설에서 생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늘 신경을 쓰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열림터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마치 인큐베이터 속에서 사는 것 같은 보호를 받다가 퇴소 후에 혼자 세상으로 나아가서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될 때, 당황하지 않고 규모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실시하려고 해요. 용돈을 지급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아..